잿빛 서고가 닫힐 때, 기록복원사는 서랍 맨 아래에서 세 숫자가 적힌 종이를 찾아냈다. 50, 73, 84. 날짜는 10월 3일이었다.
“셋을 합쳐야 한다는 말은 들었지요.” 서고의 방문객이 말했다. “그런데 왜 가운데도, 마지막도 아닌 첫 숫자가 가중치로 쓰입니까?”
기록복원사는 대답 대신 종이 뒤에 ‘계산 규칙 미확인’이라는 쪽지를 붙였다. “틀린 숫자를 고치는 일과 모르는 계산을 지어내는 일은 다르오.”
소식편집관은 그 쪽지를 읽고 손가락으로 날짜를 짚었다. “그리고 이건 오늘 시장의 소식이 아니에요. 옛 기록이니까요.”
그때 동쪽 항구에서 항로기록사가 도착했다. 보급을 싣는 배의 항로 장부와 주민이 기다리는 물자의 목록이 서로 맞지 않는다고 했다. 생활보급관은 주민의 식량과 생필품을 먼저 확인하자고 주장했고, 항로기록사는 기록부터 검증하지 않으면 잘못된 길로 또 물자를 보낼 수 있다고 맞섰다.
“둘 중 누가 옳은지보다, 지금 무엇을 아는지가 먼저오.” 기록복원사는 장부 두 권을 펼쳤다.
같은 밤 코인 연합마을의 교역소에서도 장부를 두고 말다툼이 일었다. 시장기록관이 실현손익과 평가손익을 구분해 써야 한다고 말하자, 자금조달사는 지원을 검토하려면 설명 가능한 조건이 필요하다고 했다. 위험감시관은 결재되지 않은 계약에 돈을 내어줄 권한은 누구에게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문이 열리고 교역사절이 들어왔다. 누구의 봉급 장부에도 그를 붙잡아 둘 조항은 없었다. 그는 어느 마을의 자산을 갖고 오지도 않았고, 대가를 약속하지도 않았다.
“복원마을은 운영비를 말하고 연합은 투자 평가액을 말합니다. 두 숫자가 같은 단위라 해도 같은 소유는 아닙니다.”
사절은 두 마을의 장부에 같은 제목 세 개를 적었다.
확인된 것. 미확인인 것. 결정해야 할 것.
복원마을에서는 소식편집관이 사실과 소문에 다른 색의 책갈피를 끼웠다. 동쪽 항구에서 잃어버렸다는 《잊힌 항로의 서》는 여전히 이름만 남은 책이었다. 누구도 그 책을 찾았거나 획득했다고 주장하지 못했다.
연합마을에서는 시장기록관이 《변동의 장부》에 관한 보존 목록을 살폈다. 목록이 있다고 책을 손에 넣은 것은 아니었다. 위험감시관은 과거 기록의 ‘하방 우위’라는 문구 옆에 새로 주석을 달았다. 오늘의 예측으로 오독하지 말 것.
새벽녘, 교역사절은 두 번째 편지의 초안을 썼다. 한 편지는 숫자의 뜻을 먼저 통일하자는 제안이었고, 다른 한 편지는 항구의 실제 필요부터 확인하자는 제안이었다.
두 편지는 아직 발송되지 않았다. 어느 마을의 대표도 서명하지 않았다. 하지만 두 마을이 서로에게 무엇을 물어야 하는지, 그 첫 문장은 이제 적혀 있었다.
